생각한다

프랜차이즈의 세계

꿈꾸는 뇌과학자 2018. 5. 7. 13:57

올 해 생긴 동네 변화 두 가지


(1) 집 근처에 있던 좀 오래 된 수퍼마켓이 큰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2) 직장 근처에 있던 좀 많이 오래 된 수퍼마켓(위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의)이 작은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이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세상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물론, 오래 된 수퍼마켓보다 편의점이 훨씬 깔끔하고, 제품 종류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물건 사고 계산하는 방식이 익숙하다. 즉 편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모든 가게가 대부분 편의점으로 바뀌어 버린다면 (이미 상당 부분 이렇게 되었지만) 우리는 거의 비슷한 제품을 거의 비슷한 가게에서(회사만 다른 편의점) 구입하는 셈이 된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이디야 등 프랜차이즈가 수없이 많다.

프랜차이즈 커피점 역시 익숙하고 편하지만, 커피 '맛'과 '분위기' 가 너무 비슷하다.


책도 마찬가지다. 대형 서점과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우리는 책을 고르고 산다.

심지어 베스트셀러, 잘 팔리는 책, 추천 받은 책에 눈이 먼저 간다.

(다른 사람 혹은 알고리듬이 만들어 놓은 구조)


음식점도, 옷 가게도 .. 그리고 더 많은 가게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거다.

- 개성이 없어지고 있고.

-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많이 팔리고, 유명하고, 가성비 좋고, 검증된, 그리고 상품평이 많은' 제품을 구입하며 하루를 보낸다.

안전한(?)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비를 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그래서, 일부러 어제 평소에 한 번도 안 가본 동네 커피 가게에 가 봤다.

맛도, 느낌도, 분위기도 모두 다르더라. 

그리고 새롭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