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제한되어 있다.
용량도 quality도.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고, 또 심리학이랄지 인지과학 개론서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사실이다.
거부하기도 힘든.
한데, 책과 글로 접할 때 수긍하는 정도와
실제로 내가 경험했을 때 수긍하는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침에 문득 생각한 것,
지난 겨울이 추웠었나.
몇 해 전에는 엄청 추운 나날(삼한사온이 아니라 15한1온 정도)로 기억되는 때도 있었는데..
정작 1년도 안 된 겨울은 기억이 희미하다.
별로 안 추웠던가, 아닌데..
이 생각에서 하나 더 들어가서,
최근 1년 동안 있었던 일 중 그야말로 빅뉴스는 뭐였는지 떠올려 보았다.
한 5분, 10분.. 기억에 기억을 거듭한 결과,
'하나도 안 떠오른다.'
월드컵? 이건 진행 중이고.. 아 평창 올림픽!
하지만, 평창 올림픽 기간에 '어떤' 사건과 일이 있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개막식, 평화, 금메달.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또 그만큼 다 잊어버렸다.
자연스러운 기억의 기전인가,
아니면 노화의 과정일까.